국회 개원 협상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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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3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관계가 경색, 4자 회담이 무산되고 개원 국회 일정이 불투명해지는 등 정국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홍성철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재근 평민·서석재 민주·최우규 공화당 사무총장은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청와대 영수회담의 형식과 날짜에 관해 논의했으나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만 전달했다.
홍 비서실장은『노태우 대통령이 국정 책임을 맡고 있는 국가원수 입장에서, 행정부 수반 입장에서 13대 국회개원을 앞두고 새로운 정치상황과 관련해 정부와 국회의 관계를 원만히 정립하기 위해 국회 4당 대표를 오는 야일 오전11시에 초청, 오찬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3당 총재에게 전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3당 사무총장은『지난번 3야당 총재 회담에서 노 대통령을 민정당 총재로서 만나고 싶다는 결정을 해 이 결정을 전달하러 왔다』고 말했다.
3당 총장들은 또『회동날짜를 24일이라고 못박은 것은 당시로서는 국회가 사일 개원키로 여야 총무간에 양해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며 결코 일방적으로 못박은 것은 아니다』라는 뜻을 전했다고 배석했던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3당 총장들은 대통령 선거에 같이 출마했던 야당 총재들이 민정당 총재를 만나는 것이므로 4자 회동이 좋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청와대 측은『이날 회동이 서로의 의견을 조정한게 아니라 각자 입장을 통보하고 전해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4당 총무들은 19일에 이어 20일 오전 국회에서 총무회담을 갖고 13대 국회 개원문제를 협의했으나 야당 측이 요구한 5개 특위 구성에 대해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30분만에 결렬됐다.
이에 따라 여야는 21일 오전 4당 총무회담을 다시 열어 절충을 계속키로 했으나 극적인 합의가 없는한 소집에 필요한 법정 공고기간 때문에 당초 예정했던 26일 개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 민주당의 최형우 총무는『3김 회담 합의 사항대로 개헌 국회에서 광주사태 진상조사 특위 등 5개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종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김윤환 민정당 총무는『개원 국회 때는 특위 구성이 의제로 성립될 수 없으니 곧 다시 열릴 임시 국회에서 이를 처리하자』고 완강히 거부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이날 회담에서 절충안 등을 갖고 협상을 벌이지 않았으나 이날 오후부터의 막후 협상 등을 통해 21일 회담에선 각 당의 절충안을 제시할 것으로도 보이는데 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정당은 20일 오전 당직자 회의를 열고 청와대 회담은 윤길중 대표위원이 포함되는 5자 회담이어야 하며 야당 측이 제기하고 있는 5개 특위는 개원국회이후 임시국회에서 논의한다는 기본방침을 재확인했다.
김중위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성명을 발표,『청와대 회담과 국회개원을 조건없이 추진하자』 고 야당 측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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