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태 보상만으론 해결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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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기춘<경기도광명시광명5동270의169 삼신b동202호>
『정부고위층이 광주에 내려오는 날이면 희생자 유가족은 어김없이 시 외곽지역으로 강제수송되었다』는 지난번 민화위에서의 광주사태 유가족의 증언을 들어보고 이제와서 얼마간의 보상금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이라는 말로는 광주사태를 풀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장의 회수권을 뺏은 고등학생은 구속되고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댓가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당한 사건은 덮어두자는 식의 발상이 먹혀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 아닌가싶다. 강도가 칼을 들고 남의 집에 들어가 주인에게 상해를 입히고 물건을 홈쳤다면 마땅히 처벌을받아야한다. 여기에서 강도가 먼저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자는 말을 하면 길바닥의 자갈조차도 웃을 일이다.
피해 당사자가 용서를 이야기하지 않는데 가해자가 어떻게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광주사태가 어떻게 해서 무엇때문에 발생했는지, 또한 누구의 잘못인지를 밝혀야 할것이며 그런 연후에야 책임자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과거에 대한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민주화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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