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행정부 ‘대북정책’ 싸잡아 비판한 트럼프 “그들 한 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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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대화 제안과 관련해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며 관철되지 않을 경우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북한과 협상했던 전임 정권 모두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에 매우 강경하게 해왔다”며 “북한이 처음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고,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right conditions)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의 발언을 종합하면 ‘비핵화’를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클린턴‧오마바 정권을 일일이 거론하며 “내가 여기 오기 전에 다른 대통령들이 이 문제를 오래전에 해결했어야 했다”며 “그들은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는 수십억 달러를 썼다”며 “수십억 달러를 그들(북한)에 줬다. 그들(클린턴 행정부)은 그들(북한)에게 뭔가를 지어줬다”고 꼬집었다.

이어 “합의가 체결된 다음 날부터 그들(북한)은 핵 연구를 시작했고, 계속했다”며 “그것은 끔찍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행정부에 대해서도 “(그들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둘 다(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라고 혹평했다.

아울러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그것(북핵 문제)이 이 나라가 가진 단 하나의 최대 문제라고 내게 말했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지금보다 그때가 (문제 해결이) 더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의 ‘실패’를 언급하며 북한이 대화를 원하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은 과거 정권과의 차별된 ‘최대 압박작전’이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례 회동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중국은 비교적 협조를 잘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비협조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는 중국이 빼내고 있는 것을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다”며 “(러시아는)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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