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에서 금메달 꼭 가져오고 싶었는데..."
23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임효준(22·한국체대)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전날(22일)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5000m 남자 계주에서 자신의 실수로 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 때문이었다.
임효준은 "평창올림픽은 정말 서보고 싶은 무대이고, 꿈에서만 그리던 무대였다. 개인전보다 꼭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내 실수로 마지막에 다같이 웃지 못한 게 너무 속상하다"며 "형들에게 미안하고, 국민들에게도 미안한 맘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 더 단단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다음 번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 은1, 동2개를 따냈다. 임효준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1500m 금메달, 5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임효준은 5000m 계주에서 혼자 미끄러져 넘어졌고, 결국 남자 계주팀은 4위에 그쳤다. 임효준은 "사실 쇼트트랙이란 것이 전략을 세우고 경기에 들어가도 그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다"며 "결과는 안 좋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열심히 했던 것들을 잘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효준은 동료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지금까지 준비해오면서 형들이 많이 도와줬고 많이 배웠다"며 "스케이트를 타며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은 1년이다. 다시한번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 꼭 하고 싶다"고 했다.
김선태 대표팀 감독은 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수확으로 "남자팀의 에이스인 임효준과 황대헌 등이 경험을 쌓은 것"이라고 했다. 임효준은 "김선태 감독님께선 화를 내기 보다 선수들과 소통을 통해 무엇이 부족하고 필요한지 풀어가신다. 참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이어 임효준은 "남은 세계선수권에서는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의 우다징을 꼭 이겨보고 싶다"며 "지금까지 너무 힘들게 달려왔다. 올림픽의 무게감도 느꼈다. 올 시즌 끝나고 재충전을 잘 하고 다시 열심히 훈련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릉=김원·여성국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