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과거 노로바이러스 걸리고도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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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썰매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딴 윤성빈(강원도청) 선수를 지도한 대표팀 이용 총감독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감독은 16일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뒤 그간의 소회와 함께 에피소드 몇 가지를 공개했다.

이용 총감독(오른쪽). [사진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이용 총감독(오른쪽). [사진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이 감독은 “지난 1월 6일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6차 대회 당시 윤성빈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당시 윤 선수는 노로바이러스에 걸려 배탈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연습에서도 최악의 컨디션을 보였다고 이 감독은 말했다.

이 감독은 “당시 연습에서 워낙 최악이라 5등 안에도 들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괜히 출전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회상했다.

알텐베르크 트랙은 IBSF 공식 인증 경기장 16곳 가운데 가장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선수들보다 경력이 짧은 윤 선수는 알텐베르크에서 유독 고전했다. 2014년부터 단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했었다.

이 감독은 “'성적은 신경 쓰지 말고 되는대로 타자'고 했는데,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아서인지 금메달을 땄다”며 “그것을 보고 ‘아,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 선수는 당시 2차 시기 합계 1분54초2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 감독은 “작년까지만 해도 올림픽에서는 뒤쫓는 선수보다 노련한 선수가 낫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알텐베르크 경기를 마친 뒤 더는 불안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대회를 마친 뒤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고 누구고 신경 쓰지 말고 성빈이만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말했다.

윤 선수의 적응력은 평창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 감독은 "평창에 와서도 한차례 고비가 있었다"며 “돌아와서 보니 작년 10월과는 평창 트랙의 아이스 상태가 바뀌었더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그 1주일이 큰 고비였는데, 윤성빈이 라인을 잘 잡고 고비를 넘긴 것 같다” 고 전했다.

윤성빈 선수는 설날 아침인 16일 오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스켈레톤 남자 4차 시기에서 50초02를 기록, 합계 3분20초 55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 선수는 앞서 열린 1·2·3차 주행에서도 1위를 유지해 압도적인 기록을 보였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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