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빅5’였던 한국 자동차 산업이 6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몰렸다. 경쟁국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는데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411만4913대를 기록했다. 2016년(422만8509대) 대비 2.7% 줄었다. 내수(-2.5%)와 수출(-3.5%)이 동시에 줄었다. 자동차 생산 상위 10개국 중 2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한국은 2005년 올랐던 완성차 생산국 5위 자리를 2016년 인도에 내줬다. 한국을 제친 인도는 지난해 한국과 격차를 더 벌렸다. 2016년 대비 6.8% 늘어난 478만 대를 생산했다. 화폐개혁 조기 안정과 단일부가가치세(GST)에 따른 세금 인하 효과 등으로 인도 내수 자동차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을 뒤쫓는 멕시코(7위)와의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지난해 멕시코 자동차 생산대수(406만8415대)는 13% 증가했다. 이로써 생산량이 2016년 62만 대 차이가 났던 한국-멕시코 생산 격차는 1년 만에 4만 대로 감소했다. 불과 2년 만에 자동차 생산국 순위 6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진 것이다.
양정미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 자동차 수요 둔화와 중동·중남미의 더딘 경기 회복으로 자동차 수출이 부진했고, 가계 부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내수 판매도 감소했다”며 “지난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것도 생산량이 감소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