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조작 잡아내는 사이트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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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뉴스룸 캡처]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네이버 뉴스에 달린 댓글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사이트가 개설됐다. 사이트의 이름은 '워드미터'로 8일 오픈했다.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네이버 뉴스에 한해 사용자별 댓글 활동 순위, 일일 댓글 총량, 언론사별 뉴스와 댓글 수 등을 제공한다. 같은 내용의 댓글이 어떤 뉴스에 몇 개나 달렸는지도 볼 수 있고, 계정별로 어떤 댓글을 달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사이트를 만든 익명의 개발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을 통해 "(네이버 뉴스의) 댓글들이 진짜 개인의 의견인지, 아니면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누군가 대규모 물량전을 펼친 것인지 의심돼서 이 사이트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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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미터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부터 현재까지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단 계정은 127만 3709개였다.

그런데 불과 3달 동안 댓글을 1000개 이상 단 계정들이 있었다. 1000개 이상의 댓글을 단 계정은 461개. 전체 댓글 이용자의 0.03%에 불과한 숫자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댓글을 단 계정은 'pant****'로 같은 기간 동안 댓글을 총 1716개 달았다. 이 계정 외에도 상위 10개 계정은 1500개 이상의 댓글을 달았다. 댓글은 정치 분야기사에 쏠려 있었다.

상위 10개 계정이 단 댓글은 1만 5757개에 달했다. 댓글은 정치 62%, 사회 18.9%, 경제 7.8%, 세계 6.3%, 생활·문화 3.7% 과학·IT 0.9% 순으로 분포돼 있었다.

이들은 똑같은 댓글 수십 개를 '도배'하는 행태를 보였다. 계정 'bicg****'는 "일베충", "적폐충"으로 시작하는 댓글을 여러 뉴스에 총 1005개를 달았다. 'pant****'라는 계정은 지난달 29일부터 2월 4일까지 "제천참사", "부동산 폭등", "평양올림픽" 등으로 시작하는 같은 내용의 댓글 58개를 여러 뉴스에 도배했다.

댓글 내용은 같은데 여러 아이디가 동원된 경우도 있었다. "문재인 XXX"라는 댓글은 지난 1월 24일부터 2월 8일까지 여러 뉴스에 총 226개 달렸다. 여기에는 'tank****'를 비롯해 다른 종류의 계정 4개가 동원됐다. 같은 시간 똑같은 내용의 댓글이 동시에 달리기도 했다. 'alex**** '라는 계정은 "네이버 직원들은~"으로 시작하는 댓글을 지난 7일 오후 4시 41분에 4개 뉴스에 동시에 달았다. 같은 내용의 댓글이 10분간 30여 개나 달리는 등 집중적인 패턴도 보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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