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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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실학자 안정복이 쓴『임관개요』에는 공직자가 갖춰야 할 세 가지 기본자세를 들고 있다.
근, 졸, 염이 바로 그것이다.『요즘 세속에는 세 종류의 이 배들이 있으니, 첫째는 세 리요, 둘째는 능리며, 세 째는 탐 리다.』
세리란 세도와 권력을 믿고 모든 일을 자기 멋대로 처리하는 관리다.
능리란 권세 있는 자를 섬기며 없는 것을 있도록 하고, 동쪽의 것을 뽑아다 서쪽에 심는 능수 능란한 관리다.
탐리란 교묘하게 명목을 붙여 갖가지 방법으로 백성을 수탈하고 자기에게 유익한 일에만 전념하는 관리다.
따라서 공직자는 권력이 있되 법을 지키며 근신해야 하고(근), 재능이 있되 지나치지 말고 자기 분수를 지켜야 하며(졸), 남의 것을 탐하지 말아야 한다(염).
세리·능리·탐리는 오늘날에도 엄연히 존재한다. 존재할 뿐 아니라 한 사람이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그야말로 전천후, 초능력의 관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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