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V 『손교수의 인간가족』, 조용한 감동|"어떻게 살것인가" 곰곰이 생각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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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KBS 1TV가 매주 화·수요일 밤10시40분에 방송하는 『손교수의 인간가족』이 시청자들사이에 조용한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이들의 삶을 진솔하게 다루고 있는 이 20분짜리 교양다큐멘터리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모든 개별적 삶이 얼핏 무의미해 보이는 듯하지만 가장 개별적인것이 가장 보편적인 진실을 갖고 있다는 세상살이의 아름다움을 짧은 영상속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손교수의 인간가족』은 그동안 노교사, 고향을 버리지 못하는 어부, 농촌의 청년시인, 몇년의 실패끝에 이제야 결혼하는 시골총각, 장애를 딛고 일어선 체조교사등 프로그램 이름그대로 우리의 주변에 살고 있으므로 넓은 의미에서 인간가족인 사람들을 꾸밈없이 그려왔다.
바로 이 거짓말할 수 없는 무명의 인물들을 포착한 이 프로의 영상이 하나의 사실이 곧 하나의 진실임을 호소력있게 전달해오고 있는 것이다.
또 이 프로는 어설픈 리포터보다 손봉호교수(서울대)가 등장인물의 다양한 삶을 논리적인 가치관으로 조명하고 또 그로인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추상걱인 질문을 곰곰이, 그러나 감동적으로 사유케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특이한 생의 인물들을 중시하는 소재주의적인 발상을 자제하고 등장인물의 내면보다 제작자의 의도된 감동을 너무 강조하지만 않는다면 20분짜리의 이 프로는 M-TV의 『인간시대』와 함께 K-1TV의 대표적인간판 교양프로로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인 K-lTV가 요란한 쇼나 내용없는 드라마대신 이러한 교양프로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기 바란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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