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탄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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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호 04면

모든 이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주면서, 영웅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불모지에서 우뚝 솟아오른 것이기에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신체적 악조건을 스스로 이겨낸 것이기에 더욱 고맙습니다. 나락 같던 슬럼프를 떨쳐버리고 다시 기어올라왔기에 더욱 대견합니다. 세계 테니스계에 초강력 스트로크를 날린 정현 선수 말입니다. 이제 스물둘이니 아직 정현‘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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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좁은, 이 척박한 땅덩어리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슈퍼스타들이 이렇게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수녕이 있었고, 박세리가 있었고, 박태환이 있었으며, 김연아가 있었습니다.

예술계도 마찬가지입니다. 24일 열린 2018평창겨울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을 마지막으로 언니와 함께 공동 예술감독직을 사임한다”고 밝힌 정경화 예술감독은 “지난 14년간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인연을 맺어오면서 가장 큰 보람은 한국 클래식이 인터내셔널 수준으로 높아지는 것을 목격한 것”이라며 “그 무궁무진한 재능에 대한 외국인들의 놀람은 한국인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술회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밑빠진 시루 같은 제게 아낌없는 후원과 꾸준한 뒷바라지를 해주신 분들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죠.

그렇습니다. 영웅은 혼자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믿음’과 ‘지원’이야말로 영웅을 낳은 ‘부모’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믿음과 지원은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들 필수요건이라 하겠습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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