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참사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 영상은?…신고 7분 전 연기, 30초만에 연기 가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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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명이 숨진 밀양 세종병원의 화재 당시 응급실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보면 화재가 처음 신고되기 7분 전  연기가 퍼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당시 긴박했던 응급실 상황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찰은 앞서 26일 오후  응급실 브리핑을 하며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응급실은 불이 처음 발생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경찰,26일 오후 응급실 CCTV영상 공개해 #설정시간 맞는다면 신고 7분 전부터 연기 #30초만에 연기 차면서 병원직원 우왕좌왕 #영상 1분쯤 뒤 불꽃도 보여…화재 커진 듯 #사망자는 80대 이상 26명,90대도 9명이나

화재가 발생한 뒤 세종병원 1층.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내부가 불탔다. 송봉근 기자

화재가 발생한 뒤 세종병원 1층.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내부가 불탔다. 송봉근 기자

경남경찰청은 이날 “병원 응급실 CCTV의 설정 시간이 맞는다고 보면 응급실 연기는 오전 7시 25분부터 퍼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초 화재신고 시각인 오전 7시 32분보다 7분 빠른 것이다. 경찰은 병원 직원의 화재 신고가 늦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영상에는 또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평온하던 응급실에 갑자기 희뿌연 연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불과 30초도 안 돼 응급실 전체가 연기에 휩싸였다.

그러자 간호사 등 병원 근무자들이 이리저리 황급히 움직였다. 하지만 30초쯤 지나자 응급실은 연기로 가득해 아예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연기가 가득 피어오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연기가 가득 피어오르고 있다. 송봉근 기자

화재 신고가 접수된 3분 뒤 소방대원들이 병원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응급실 등 1층은 연기가 가득해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근무하다 탈출한 간호사는 경찰에서 “ ‘펑’ 소리와 함께 불길이 일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층 가운데도 정확히 어느 곳이 발화 지점인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응급실 천장 등을 발화지점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다. 1층 천장 위쪽 냉·난방기에서 불이 났거나 응급실 데스크 뒤쪽 탕비실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기도 하는 이 탕비실에는 전열 기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탕비실이 원래 설계도면과 달라 불법 개조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화재 당시 시민들이 환자를 구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화재 당시 시민들이 환자를 구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경찰은 정확한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원과 함께 1차 현장 감식을 마친 뒤 CCTV 복원 등을 하고 있다. 또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27일 오전 합동 정밀감식을 했다.

한편 사망자 37명은 남자 3명, 여자 34명이었다. 연령대는 80대 이상이 26명으로 90대도 9명이나 됐다. 사망자 가운데는 의사(61)와 간호사(37·여)와 C씨(49·여) 등 병원 관계자도 포함돼 있다. 경찰은 “사망자 가운데 34명이 환자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사망자는 2층 2병동 입원환자 18명, 3층 3병동 입원환자 8명, 5층(실제 4층) 5병동 8명과 병원 관계자 3명이었다.

밀양=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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