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방범 안전지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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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파트에 떼강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비교적 문단속이 쉽고 경비원까지 있어 이제껏 강력범죄의「안전지대」로여겨겼던 고층아파트가 대낮에도 강도를 당하고 엘리베이터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강도까지 나타나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있다.
이같은 사건은 올들어 서울 강남일대에서만도 모두 20여건이 발생했으며신고되지않은 사건까지 합치면 30여건에 이를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이처럼 아파트범죄가 늘어나고 있는것은 범인들이 아파트를 단독주택보다 은밀한 범행장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범인들은 문이 열려있는 경우 거침없이 들어가고 문이 잠겼으면 아는 사람을 위장하거나 수금원·판매원·검침원등을 가장, 주인을 속여 문을 열게하고 들어간다.
지난3일 서울대치동 쌍용아파트 정형외과의사 홍륜표씨(35)집에 침입, 현금·수표등 7백만원을빼앗아 달아나다 잡힌 범인 윤길선씨(45)도 잠긴 아파트 문을 열게하기위해 미리 전화를 걸어 홍씨의 부인 장모씨(32)에게『작년에 홍과장님께서 어머니의 다친 다리를 고쳐주셔서 감사인사를 드리러 왔다』고 속였다.
이보다 앞서 2일 오후4시 서울갈현동 부국연립 채모씨(28)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 집주인등 2명을 묶고 1백30만원어치를 털어간 3인조강도는 잠깐 열린 현관문을 통해 들어갔다.
지난달16일에는 서울대치동 C아파트 8동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방모씨(⒁·회사원)의 장녀 H양(12)이 금품을 요구하는10대 불량배에게 흉기로2O여군데를 난자당하고 아파트 옥상위로 끌려가 폭행당했다.
이에앞서 지난해 12월14일 서울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09동 엘리베이터 앞에서 귀가하던 건설업체 고려산업개발 회장 양봉웅씨(64)가 손도끼를 휘두르는 괴한3명으로부터 습격당했으며 12욀26일에는 서울반포2동 한신3차아파트36동503호 외환은행 사당동지점장 박배건씨(46)짐에 6인조 복면강도가 들어 박씨의 장남 상수군(14·중학3년)을 목졸라 숨지게 하고 현금20만원등 5백만원어치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이같은 아파트의 잦은 강력사건에 대해 강남경찰서 강광수사과장은『범인들이 일단 아파트에 침입하고 나면 외부와의 연락을 두절시킬수 있어 범행이 쉽기 때문에 핵가족제도의 확산으로 대부분의 아파트와 연립주택에는 주부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아 외판원·점검원등을 사칭한 범인들이 쉽게 침입할수 있다』며『무엇보다문단속을 잘하고, 반드시내방객은 신원을 확인하는 버릇을 들이는 한편 엘리베이터에 탈때 아는사람이 있는가를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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