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도 올림픽 앞두고 집안 싸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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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유도가 최근 국제무대에서의 거듭된 참패로 사상최악의 위기국면을 맞고있으나 국내 유도계는 대책마련은 커녕 집안싸움에만 정신이 팔려있어 6개월 남은 올림픽이 걱정스럽다.
한국유도는 지난해 11월 서독세계선수권에서의 부진에 이어 최근 들어서는 파리오픈·서독오픈·헝가리언컵 등 3개 국제대회에서 금1(안병근),은2(김건수·이종우)에 그치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세계정상급 강호들이 대부분 불참한 이들 2류 대회에서 전원 국가대표 1진으로 구성된 한국팀은 유럽의 무명선수들에게 힘없이 나가떨어졌다.
이처럼 국제대회에서의 참패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도회는 집행부 독선에 대한 재야유도인의 반발이 갈수록 커져 행정마비를 빚고있다.
재야유도인들은 유도인들에 의한 유도회운영을 주장하면서 집행부를 불신임, 회장(박용성) 사퇴를 요구하고있다.
이들은 『민주화·자율화시대에 유도회는 아직 과거권력층과 밀착했던 인사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비난, 집행부 개편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1월 유도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도 파란이 일어 유도인인 전경환 전 새마을운동 중앙본부회장의 비호를 받아온 L모부회장이 퇴진했었다. 유도계는 과거에도 유도학교-학생유도연맹간의 마찰 등으로 내분이 그치지 않았으나 최근의 진통은 권력형 행정체제와 인맥에 대한 반발, 또한 대표팀의 훈련 부실과 국제경기에서의 참패에 따른 인책요구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유도인들은 『올림픽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우선 유도인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하루 빨리 내분을 수습, 유도인 모두의 신임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회복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있다.
유도회의 이러한 진통이 오래 끌 경우 사고단체로 인정, 대한체육회가 수습·조정에 나서게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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