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자살 의심” 국정원 변호사 유족, 당시 상황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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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하는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 유족.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소속 A(43) 변호사 유족이 28일 자체 현장검증에 나섰다. 유족 측은 이날 오후 A씨가 숨졌던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 인근 한 주차장으로 A씨 차량을 가져와 사건 당시를 재현했다. [연합뉴스]

현장검증하는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 유족.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소속 A(43) 변호사 유족이 28일 자체 현장검증에 나섰다. 유족 측은 이날 오후 A씨가 숨졌던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 인근 한 주차장으로 A씨 차량을 가져와 사건 당시를 재현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강원 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소속 A(43)씨 변호사 유족이 28일 자체 현장검증에 나섰다.

경찰은 "검증되지 않은 실험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거부해 경찰 입회 없이 유족들이 직접 차량을 끌고 와 진행했다.

유족은 이날 오후 정씨가 숨졌던 곳과 같은 장소에 A씨의 차를 주차하고, A씨 사망 당시 차 안에 있었던 물품 등을 준비해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

A씨의 사망 경위에 의심을 두고 있는 유족은 이날 실험을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의혹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유족은 조수석 발판 매트 위 알루미늄 포일은 타지 않고, 포일 아래 발판 매트만 녹은 점과 소주병이 깨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밖에도 A씨의 손에서 얼룩 흔적이 없다는 점, 소주병 등의 구입처가 나오지 않은 점도 A씨의 죽음을 자살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로 제시했다.

유족 측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누군가 A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사망 의문점을 찾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A씨의 형은 "차량 상태를 비롯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제대로 진상 규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은 A씨의 사망 의혹에 대해 성명불상자를 살인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앞서 지난 10월 30일 오후 9시쯤 A씨는 춘천시 소양강 댐 인근 한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전날 오전 강릉시 주문진읍 해안도로의 10여m 높이 다리에서 뛰어내렸다가 해경에 의해 구조된 바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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