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학도 잠재력 세계로 펼치게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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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IT 능력과 열정을 가진 한국 학생들을 세계 건축계에 진출시키는 가교가 되겠습니다."

6일 홍익대 건축대학 초대 학장으로 취임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장 미셸 빌모트(58.사진)가 밝힌 포부다.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내 단과대학장을 맡은 빌모트의 근무 형태는 특이하다. 파리에 상주하면서 홍익대와 프랑스 주요 건축대학 간 연계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또 한 달에 한 번 정도 건축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사이버 특강'을 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은 (나에게) 큰 기회를 준 감사한 나라"라며 "지난해 10월 홍익대의 학장 제안을 받고 곧바로 수락했다"고 말했다. 빌모트의 한국과의 인연은 10여 년 전 시작됐다. 인천국제공항 실내 조경과 평창동의 가나아트센터.인사아트센터, 압구정동 디 아모레 갤러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건물들이 그의 작품이다.

빌모트 학장은 현재 파리에서 건축과 인테리어를 하는 '빌모트 & 아소시에스'의 사장이기도 하다. 이 회사에는 20여 국에서 모인 150여 명이 근무하고 있고 이 중 5명은 한국 사람이다. 그는 "수작업과 컴퓨터 도면 등이 모두 가능한 한국인들은 세계 건축계에 선호하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건축 학생들이 그 잠재력을 세계로 펼칠 기회를 찾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 그는 한국 학생들이 해외 공모전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빌모트 학장은 재직기간 동안 한국 학생에게 해외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겠다고 다짐했다. 그 첫 케이스로 홍대 학생 3명을 인턴 자격으로 파리 본사에 초청했다.

그는 취임 직후 현재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설 '노들섬'을 무대로 거대한 가상공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프로젝트에는 홍대 건축과 학생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신호등.벤치.가로등.공중전화 부스 등을 '거리의 가구'로 생각해 인테리어를 시도할 생각이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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