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 팔리니 부품업계도 찬바람…무역흑자 200억달러 붕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동차부품 무역 흑자 규모가 6년 만에 200억 달러(약 21조6000억원)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품 수출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2012년 처음 돌파한 200억달러 선, 6년 만에 무너질 듯 #완성차 판매 부진 영향…수출은 줄어들고 수입은 늘어나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 자동차부품 무역흑자 규모는 지난달까지 총 161억8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1.8% 감소한 수치다. 해당 기간 자동차부품 수출은 213억3400만 달러로 8.8% 정도 줄어든 반면 수입은 51억5700만 달러로 2% 늘어났다. 한국은 일본ㆍ미국ㆍ독일 등에서 첨단 기술 부품을, 중국ㆍ멕시코ㆍ루마니아 등 신흥국에서 저가 부품을 수입해 온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이번 달 실적을 더해도 200억 달러 흑자 달성에 실패할 것이 확실하다. 자동차부품 부문 무역흑자 규모는 2012년 202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2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이를 유지해 왔다. 2014년에는 226억74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5년 4.2%, 지난해에 다시 4.6%가 감소했지만 200억3000만 달러로 겨우 200억 달러 선은 지켜냈다.

그러나 올해는 더 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완성차 판매가 줄어든 탓이 크다. 현대ㆍ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11월까지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6.1% 감소한 409만 대에 그치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다시 반등할 여지가 있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완성차 수출이 회복세에 들어서고, 자동차 부품 분야 무역흑자도 함께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