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퇴거 위기’ 화천군 “감성마을, 모든 시설 행정재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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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 [중앙포토]

이외수 작가. [중앙포토]

지난 21일 화천군의회가 이외수 작가의 감성마을 퇴거 조치 등을 포함한 결과보고서를 의결한 가운데 화천군이 이에 대한 공식입장문을 내놨다.

22일 화천군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해 조성된 화천군 감성테마 문학공원(감성마을)에 2005년부터 이외수 작가가 거주하며, 집필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제반 여건을 제공하며 현재까지 운영해 왔다”며 “2014년 2월 24일에는 화천군수와 이 작가 상호 간에 지역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여야 한다는 협약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감성마을의 모든 시설물은 행정재산이므로, 이를 사용하기 위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0조’ 규정에 따라 사용수익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2005년부터 현재까지 관련 법령이나 조례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이 작가에게 행정재산인 감성마을을 사용·수익하게 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협약(2014년 2월 24일)에도 관련 법령이나 조례에서 규정한 구체적인 권리 의무사항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규정과 ‘화천군 감성테마 문학공원 운영 및 관리 조례’에 따라 감성테마 문학공원을 관리-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화천군의회는 지난 21일 정례회에서 감성마을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결과보고서를 의결했다.

보고서에는 “이 작가가 거주하는 집필실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일반입찰을 통해 사용자를 선정해야 하지만, 집행부(화천군)는 대부료(사용료)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지난 2006년 1월부터 지금까지 묵인해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작가가) 화천군 공유재산을 점유해 무상사용하고 있었다”며 “채권소멸시효에 따라 통지한 날로부터 5년간 대부료를 소급 추징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며 ‘위법한 무상사용 중지통보’ 후 집필실을 비우는 것을 포함한 적법한 행정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앞서 이 작가는 지난 8월 한 행사장에서 술을 먹고 최문순 화천군수를 향해 막말한 것이 10월 27일 화천군의회 이흥일 군의원의 10분 발언을 통해 알려졌다.

이에 화천군의회가 공식사과를 요청하는 한편 지역사회단체가 퇴출요구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불법 점유에 따른 퇴거 요구가 잇따르자 이 작가는 이날 자신의 SNS에 지난 2014년 2월 24일 당시 화천군수와 이뤄진 협약서를 올리고 “집필실을 불법 점거,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협약서”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외수 작가 트위터 갈무리]

[이외수 작가 트위터 갈무리]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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