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ㆍ미 훈련 연기”제안에 美 “검토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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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한ㆍ미 합동군사훈련 연기 제안 발언에 미국 정부가 20일 오전까지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한 중앙일보의 질의에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한ㆍ미 연합훈련은 국방부 소관으로 그쪽에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한ㆍ미 연합훈련은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이런 종류의 훈련은 많은 다른 나라와도 함께 하고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측은 “담당 부서에 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한ㆍ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훈련과 독수리(FE) 연습이 진행 중인 지난 3월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 진입한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함의 갑판에서 F/A-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ㆍ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훈련과 독수리(FE) 연습이 진행 중인 지난 3월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 진입한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함의 갑판에서 F/A-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 국방부 내에서는 현재 이 사안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존 리처드슨 미 해군참모총장을 인용해 “훈련 일정 연기에 대해 한국과 협의 중으로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션 타임스(FT)도 지난 11일자에 워싱턴 소식통 4명을 인용해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한국이 연례 한ㆍ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훈련과 독수리(FE) 연습을 내년 3월 18일에 끝나는 평창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이후로 연기하기를 원한다”는 내용이다. FT는 “인용된 소식통 4명 중 2명은 ‘미 정부가 한국의 요청을 수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은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 시작하는 키리졸브 훈련에 이어 4월 말까지 독수리 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은 내년 2월 9일~25일, 패럴림픽은 3월 9일~18일에 열려 일부 일정이 겹친다. 유엔은 최근 올림픽 휴전 결의를 채택하기도 했다.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폐막 7일 뒤까지 국제 분쟁의 일시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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