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된 ‘해리포터’ 후속편을 인공지능이?...어떻게 완성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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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닉 스튜디오가 공개한 인공지능이 쓴 해리포터 팬 픽션.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보트닉 스튜디오가 공개한 인공지능이 쓴 해리포터 팬 픽션.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끈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연극으로 공연된 제8편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로 막을 내렸다. 또 다른 해리포터 이야기가 나온다면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롤링 작가가 아닌 인공지능이 쓴 해리포터의 일부 내용이 공개됐다. 일종의 팬 픽션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보트닉 스튜디오(Botnik Studio)가 인공지능에 기반한 텍스트 예측 프로그램을 이용해 해리포터 후속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보트닉 스튜디오는 작가 출신이 만든 예술 단체다. 이번 해리포터 후속편은 '기계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콘텐트다.

인공지능이 해리포터 후속편을 쓰도록 하기 위해 보트닉 스튜디오는 연극을 제외한 지난 7편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입력했다. 알파고가 바둑 기보를 입력받아 학습하도록 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프로그램이 기존 해리포터 소설을 바탕으로 단어 배열을 제시하면, 여기에 작가가 손을 거든다. 여러 작가가 인공지능이 제시한 단어를 참고해 새로운 소설을 위한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보트닉 스튜디오가 공개한 인공지능이 쓴 해리포터 팬 픽션.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보트닉 스튜디오가 공개한 인공지능이 쓴 해리포터 팬 픽션.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인공지능이 쓴 해리포터 팬 픽션 중 일부 챕터.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인공지능이 쓴 해리포터 팬 픽션 중 일부 챕터.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비밀번호는 "BEEF WOMEN"으로 쓰여 있다.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비밀번호는 "BEEF WOMEN"으로 쓰여 있다.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대강당에 대한 묘사.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대강당에 대한 묘사.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나는 해리포터다". 해리포터가 소리쳤다.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나는 해리포터다". 해리포터가 소리쳤다. [보트닉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이렇게 보트닉 스튜디오가 만들어낸 '인공지능 작가'의 해리포터 후속편 제목은 '해리포터와 잿더미처럼 보이는 것들의 초상'이다.

보트닉 스튜디오는 이 소설 중 일부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는데, 소설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단어와 문장의 나열이라고 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공개된 소설의 도입부는 "성벽의 지반은 마력이 극대화된 바람에 소용돌이쳤다. 하늘은 피로 가득 찬 거대한 검은 천장이었다"로 시작한다.

매체는 "론이 시끄럽고 열광적인 탭댄스를 추다가 거미떼로 변해 헤르미온느의 부모를 먹으려 하는 내용에서는 상황이 좀 더 이상해진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인 해리포터 시리즈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매체는 인공지능이 쓴 이 소설에 대해 "롤링의 경쾌하고 변덕스러운 매력을 희미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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