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보다 리더” 최태원 SK회장, 신입사원과 대화서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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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타고난 천재보다 키워진 리더를 원한다."

최태원(사진) SK 회장은 지난달 말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계열사 신입사원들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27일 SK그룹이 발간한 사보 'SK 매니지먼트' 2월호에 따르면 최 회장은 "사람의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어디든 상위 20% 안에 드는 천재를 좇아서 나머지가 움직인다는, 20대80 이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21세기는 천재 한 명이 1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라는 삼성의 논리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직접 헤드헌터가 돼 인재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LG의 방침과 사뭇 달라 주목된다.

최 회장은 "리더란 조직 전체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키워지는 것"이라며 "SK의 임원들이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SK가 2004년 말부터 내세우고 있는 '행복경영론'에 맞춰 리더를 해석한 것이다. 행복경영론은 임직원과 협력업체, 고객 등 SK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 경영의 최고 목표를 둔다는 내용이다.

최 회장은 "다시 말해 SK는 '능력의 천재'가 아니라 '인생의 천재'를 키워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딱 한 명을 초청해 대화를 나눈다면 누구와 어떤 얘기를 할 것인가"라는 신입사원의 질문에 그는 "현존하지 않는 사람도 가능하다면, 선대 회장(고 최종현 회장)을 모셔 지금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다"고 답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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