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중고 악기 기증받아 수리, 문화 소외계층에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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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기증한 중고 악기를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당장 중고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보존이 잘 된 악기도 많거든요. 따뜻한 마음으로 기증한 악기를 제가 가진 기술로 새것처럼 수리해 아이들에게 전달할 때 정말 뿌듯합니다.”

낙원악기상가, 악기 나눔 캠페인

서울 종로구 낙원악기상가에서 바이올린 전문 매장 ‘한양악기’를 운영하고 있는 최신해 대표의 말이다. 낙원악기상가에서 훈훈한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낙원악기상가는 지난해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취미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돕는 ‘반려악기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그중 하나가 오랫동안 방치된 악기를 기증받아 문화 소외계층 어린이에게 전달하는 ‘악기 나눔 캠페인-올키즈기프트’다. 낙원악기상가로 전달된 중고 악기는 낙원악기상가 상인들의 재능 기부로 말끔하게 수리돼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캠페인 첫해인 지난해에는 기타·바이올린·플루트 등 1억원 상당의 악기를 기증받았다.

서울 모든 초·중·고, 특수학교 동참

이 캠페인은 올 연말부터 서울시교육청과 손잡고 서울 전역의 1400여 초·중·고교와 특수학교로 확대된다. 낙원악기상가는 지난 25일 중고 악기 기부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악기 기증을 신청한 학생과 학부모 100여 명은 낙원악기상가 4층 멋진하늘로 초청 받아 ‘서울 학생 악기나눔 페스타’에 참여했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낙원악기상가와 서울시교육청은 중고 악기 기증을 통한 기부 문화 확산 및 ‘1학생1악기’ 운동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지원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기증받은 악기를 통해 소외계층 아이들이 음악 교육을 받고 공연까지 하는 선순환도 펼쳐지고 있다. 그 결실 중 하나로 12월 9일 낙원악기상가에서 ‘올키즈스트라 안양군포관악단’이 특별 공연을 펼친다. 이들은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이 문화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된 여러 지역 관악단 중 하나다. ‘악기 나눔 캠페인-올키즈기프트’ 참여 방법을 비롯한 자세한 정보는 올키즈기프트 홈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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