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중심가 신문크기 땅값 4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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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땅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 수준이다.
최근 미포천지가 소개한 바에 따르면 동경역 부근의 경우 가로·세로 1인치 즉1평방인치(2·54×2·54㎝의 땅값이 1백51달러로 우리 돈으로 따져 12만원선 (달러당 8백원기준) .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신문 한 페이지 크기의 동경중심지 땅을 사려면 자그마치 3천9백75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
미국에서 가장 비싸다는 뉴욕 맨해턴의 1평방인치 땅값은 평균 12·5달러이고, 우리나라에서 기장 비싼 서울명동의 같은 크기 땅값은5·1달러선.
얼마전 빚더미에 빠진 중앙대 재단을 인수해 화제가 된 재일교포 부동산사업가 김희수씨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중앙대의 악성부채를 갚기 위해『동경땅 1백여평을 처분했다』는 소문도 천정부지의 동경땅값에 비추어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야기.
동경땅값이 이렇게 솟구치자 「다케시타」 내각이 토지정책의 중점과제로 추진해온 「일성청 일기관의 지방이전」 구상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아예 수도를 지방으로 옮기자는 천도논의로 발전되고 있는 실정. 현재 동경은 주택· 토지·교통등 모든 면에 걸쳐 한계에 도달해 있는 만큼 정부 각부처 산하 단체 하나씩을 지방으로 옮기는 정도로는 별다른 의미가 없으므로 아예 국회· 최고재판소· 행정부 등을 몽땅 지방으로 이전, 신 수도를 건설하자는 논의가 국회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자민당내 긴급토지문제협의회 산하 행정기능분산소위가 내놓은 「신수도건설구상」 에는 천도와 관련된 구체적 안이 제시되어있다.
그 내용은▲동경에서 1백50∼2백50㎞정도 떨어진 지점에 인구 8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2만ha정도의 토지를 확보, 정치행정기능을 동경으로부터 전면이전하고 동경을 3O분 정도에 연결하는 고속전철을 건설, 요금은 편도 1천엔 이하로 하며 ▲건설기간은 20년 정도로 해 21세기 초에 완성을 목표로 하고▲건설비는 20조엔 정도로 하고 소요자금은 새로 조성되는 토지를 사전에 증권형식으로 매각하는「토지채권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이 소위는 이 같은 대 역사로 내수가 크게 확대돼 연1%이상의 경제성장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도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수도이전에는 워낙 정치적 이해가 얽혀있어 특별한 정치적 리더십이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다케시타」 수상이 지난해 10월 자민당총재로 피선된 후 내놓은 정권구상에서 『천도문제도 연구 검토한다』는 정도로만 간단히 언급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
현재 자민당내에서는▲후지산근처▲나고야부근▲센다이등 3개소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데 대상 지역의 지가상승이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는 상태다.@@배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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