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조선, 7월 전후 거의 운항 중단…원유공급 차질”

중앙일보

입력

북한 유조선 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 유조선 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의 유조선 대다수가 7월을 전후해 대부분 운항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VOA, 4개월간 움직임 포착 안 돼 # 유엔 제재 이후 북한 내 기름값 비싸져 # 틸러슨 “북한 연료공급에 차질 생긴 상태”

VOA는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MarineTraffic)’을 인용해 올해 중반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다롄(大連) 등을 많게는 1주일에 1회, 적게는 한 달에 1회씩 왕복했던 북한 유조선 대부분이 지난 4개월간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운항기록을 남긴 북한의 유조선은 약 20척으로, 이들 중 ‘지성 6호’와 ‘청림 2호’만 이달 13일과 21일 각각 중국 해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0월에는 ‘천명 1호’만 유일하게 움직임이 포착됐고, 9월에는 ‘유평 5호’ 1척이, 8월에는 ‘삼종 1호’와 ‘령봉 1호’ 2척만 포착됐다. 그 외의 선박들은 모두 6월과 7월을 끝으로 운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OA는 “북한 유조선의 운항이 크게 줄면서 북한 내부의 원유 공급량에도 변화가 생긴 게 아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또 북한 선박들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서 북한으로 유입되는 원유와 정제유에 상한선을 정했다. 이후 북한 내부에서는 휘발유 등 기름값이 상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료공급에 차질이 생긴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북한에서 휘발유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증거들을 갖고 있다”며 “평양의 일부 주유소가 문 닫고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긴 줄이 생기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