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방장관 사의 소장파 사임압력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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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달 27일 필리핀에서 일어났던 소장 장교들의 불발 쿠데타 당시 사임 압력을 받았던 안젤로 레이스 국방장관이 29일 사표를 냈으며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이를 수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그동안 부패 의혹 등으로 아로요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던 양대 군 지휘관이 모두 물러났으며 아로요는 더욱 홀가분하게 내년 대선의 재선 고지를 향해 뛸 수 있게 됐다. 레이스 장관도 "대통령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물러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아로요 대통령은 2001년 1월 민중 혁명으로 물러난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뒤를 이어 취임하는 과정에서 군부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고위 군 지휘관의 부패에 과감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7월 쿠데타 기도 당시 마닐라 금융가의 한 건물에서 20시간 동안 농성했던 3백여명의 소장 장교들은 부패 혐의 등을 들어 정보 책임자인 빅토르 코르푸스와 함께 레이스의 사임을 요구했으며 아로요 대통령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고위층의 설득으로 소장 장교들이 자진 해산한 뒤 코르푸스는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났으며 한달이 조금 지나 레이스 장관마저 사실상 자리에서 밀려났다고 영국의 BBC방송은 전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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