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요구대로 할 필요 못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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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KT&G의 현 경영진에 만족한다. 칼 아이칸의 요구대로 이사를 새로 선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강권석(사진) 기업은행장은 23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경영권 위협 논란과 관련해 KT&G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를 확실히 표시했다. 기업은행은 KT&G의 지분 5.95%를 가지고 있는 국내 최대주주다. 강 행장은 "수익 자산인 KT&G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은 당분간 없으며 그렇다고 추가 매입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은행 민영화와 관련,"'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국책은행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분 51% 중 15%를 매각한다 해도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하면 여전히 50%가 넘는다"며 "지분매각으로 지금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행장은 올해 배당 계획과 관련해 "산업은행이 올해 거액의 배당을, 그것도 사상 처음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은행도 주주의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은행권 최고 수준의 배당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소기업 경기를 낙관했다. 강 행장은 "지난달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순회 간담회'를 열고 전국 9개 도시에서 2000명 CEO를 만났다"며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설비투자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표가 설비투자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은 올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 강 행장의 해석이다.

강 행장은 또 올해는 사회복지법인 설립 등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거래 중소기업 자녀 중 난치병을 앓고 있거나 생활고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수술 자금이나 학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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