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대축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제 88서울올림픽은 범 세계인의 축제로 확정됐다.
1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마감한 결과 모두1백61개국이 서울대회에 참가신청을 끝낸 것이다. 이는1백61개 전IOC회원국 중 96%가 넘는 참가율이며 지금까지 최대규모였던 84년LA대회의 1백40개국보다도 무려 21개국이나 더 늘어난 근대올림픽사상 최대규모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최대과제는 어떻게 이 대회를 성공리에, 그리고 명실상부한 지구촌의 대축제로 만드느냐에 있다. 차제에 우리는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우리 정부, 서울 올림픽조직위원회등에 몇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첫째는 이제 더 이상 올림픽참가국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다. 불참하는 6개국중 대부분은 경제적 여유가 없는 나라들이다. 그러나 북한같이 과거 랭군폭파사건이나 KAL기 공중폭파사건을 일으킨 테러집단에 대해선 더 이상 참가를 권유할 가치가 없다.
우리는 처음부터 북한측이 생떼를 써왔던 공동개최, 분산개최, 단일팀 구성안등이 한낱 88대회를 방해하기 위한 시간 끌기 책동이라는 것을 누차 경고해왔던 터였다. 그들의 속셈이 KAL기 폭파사건으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 이상 북한의 참가여부에 더 이상 미련을 둔다는 것은 시간과 정력의 낭비일 뿐이라는 점이 명백해졌다.
둘째, 과거 몇번의 올림픽이 국제테러리스트의 만행으로 피로 물든 적이 있음을 상기하고 오는 서울대회에선 철저한 보안태세를 갖춰야 한다. 소련·중공 같은 공산권 국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그들 나름대로 자국선수들의 안전과 보호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주최국인 우리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 대책중엔 혹 있을지도 모를 공산권 선수들의 망명사태 같은 것에 대해서도 확실한 대비책을 세워 공산국가들을 안심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북한이나 일본의 적군파 같은 테러집단으로부터의 대비책은 모든 보안대책에서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셋째, 88대회의 완벽한 진행을 위한 우리의 철저한 준비태세다. 대회 기간중엔 각국 선수·임원·응원단·관광객등 수십만명이 서울로 몰려든다. 우리는 원활한 대회운영이나 이들에 대한 숙소·교통·통신시설의 완벽한 준비는 물론 그들의 안내·통역·관광·쇼핑 계획등에도 최대한 편의를 제공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특히 이들에 대한 서비스는 당국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게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이 성스러운 대회를 마칠 수 있도록 성숙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하여 12년만에 동서화합의 마당이 된 88서울대회는 「쿠베르탱」남작의 이상대로 『온 인류의 육체와 정신이 합쳐지는 제전』이 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