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주말 내 中 특사 접견 전망…'북핵 위기' 국면 전환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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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17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주말(18~19일) 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연합뉴스]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쑹 부장이 전날 '정권 2인자'로 손꼽히는 최룡해 부위원장과 만나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대회 결과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쑹 부장을 포함한 5명 가량의 중국 특사단의 방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3박 4일간 머문 뒤 20일 중국으로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쑹 부장이 김정은에게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해야 하는 만큼, 주말 중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진핑 주석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최용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이 17일 평양 만수대에서 만났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주석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최용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이 17일 평양 만수대에서 만났다. [AP=연합뉴스]

베이징 소식통들은 쑹 부장이 이번 방북에서 양국 간 '당 대 당' 채널인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과 우선 만난 뒤 북한 주요 고위층과의 회동을 거쳐 귀국 전날인 19일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제17차, 18차 당대회 이후 파견된 특사들도 모두 김정은과 면담한 바 있다.

최근 두 달 넘게 무력도발을 중단한 북한이 1년 9개월만에 방북한 중국 고위 인사와 접촉하게 될 경우, 북핵 위기 등 한반도 안보 위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쑹 부장의 방북 목적은 명목상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결과 설명'이지만, 현재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사가 된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논의 목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오간 북핵 해법 논의 내용 등도 주요 전달 사항이라는 것이다.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협력 강화를 천명한 만큼, 쑹 부장은 북핵 관련 정상회담 결과를 전달하며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내에서 북핵 위기와 관련한 '중국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 특사의 방북과 관련해 "큰 움직임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기대를 나타내면서 쑹 부장이 '도발을 계속하면 더욱 강한 압박과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한 관련 '중대발표'를 하겠다고 나선 자리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카드는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주 초,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며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는 쑹 부장의 귀국 일정과 맞물리는 시점으로, 그의 방북이 '북핵 위기'의 국면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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