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TV 공산권 현지제작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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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KBS·MBC 양TV는 소련의 서울올림픽참가발표를 위성을 통해 모스크바로부터 직접 수신한데 이어 공산권 현지 제작물을 잇달아 내놓는다.
MBC-TV는 불가리아 헝가리·유고 등 이미 서울올림픽참가가 확정된 동구권3개국을 지난해 10월 한달 동안 현지 취재한 다큐멘터리『동구권 스포츠, 비밀을 벗긴다』를 관계당국의 심의가 끝나는 대로 내주쯤에 방영할 예정.
지혜의 도시로 알려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시의 풍물 등 동구권의 이모저모를 비롯, 스포츠강국인 동구권의 올림픽준비상황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직접 입국하지는 못했으나 동독 국영TV로부터 동독올림픽선수단의 훈련모습을 담은 비디오도 입수해 함께 보여준다. 방영시간은 60분.
M-TV는 또 공산권국가를 포함한 올림픽참가국들의 자국 소개 물을 위성으로 교환하는 『굿모닝 서울』의 제작을 준비중이다. 현재 교섭중인 공산권국가들은 유고·체코·루마니아·헝가리·불가리아 등으로 이중 체코가 참가의사를 밝힌 상태.
이와 함께 M-TV는 또 미국의 지방 TV와 합작으로 소련 현지취재를 준비중이다.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소련사회의 오늘을 살필 이 다큐멘터리를 위해 M-TV측은 지난해 소련 측에 입국허가를 신청, 소련 측으로부터 이 달 말쯤부터 제작했으면 좋겠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
이와 관련, 지난해 4월 헝가리의 중류가정을 취재, 방영한바 있는 KBS-TV도 동구권국가들을 심층취재 하는 기획 물을 준비, 제작진의 현지입국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TV사상 최초의 공산권 현지 직접보도는 85년 10월14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열린 제23차 유네스코총회 뉴스를 당시 KBS-TV의 파리특파원이었던 박성범씨가 직접 송신한 것이며 최초의 동구권 현지제작 프로그램은 86년 M-TV『명곡의 고향-리스트』편으로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리스트」서거 1백주년 행사를 비롯, 현지박물관 등을 영상에 담았다.
양TV의 이 같은 공산권 현지제작물 붐은 동서 양진영 화해의 장으로 서울올림픽의 정신을 구현하고 분단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냉전의식 등으로 인식의 저편에 있던 사회주의 국가들에 우리 스스로 접근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공산권 국가들에 대한 국내TV의 제작물들이 객관성과 내용의 깊이를 확보하지 않은 채 단지 시청자들의 호기심만 충족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방송가의 중론이다. <박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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