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김회담」…여야공존 기틀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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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정입장>
민정당은 이번 노-김회담을 「노태우식 정치」의 스타트로 생각하고 있다.
노당선자가 지난 선거 이래 강조해온 「여야공존의 기본 모델을 노-김회담을 통해 인상깊게 과시한다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를테면 김영삼총재가 주장하는 6개항에 대한 「가시적 선물」을 준다, 안준다의 차원이 아니라 노정권하의 여야관계가 앞으로는 이렇게 전개되겠구나 하는 믿음과 전망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때문에 노당선자는 이번 회담에서 주로 집권후 정국운영 구상을 설명하고 실질문제는 실무자들에게 맡기자는 입장을 취했다.
노당선자가 가장 강조한것은 국민화합과 원만한 올림픽개최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조해 나가자는 대목이었다. 이미 소련의 참가결정등으로 나라가 점차 올림픽 무드로 옮겨가는데 정치가 이를 적극 뒷받침해야 하지않겠느냐는 것이다.
요컨대·과거처럼 야당과 사사건건 이해다툼을 할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테니 야당도 생각을 바꿔 국가대사에 협조해 달라는 얘기다.
당내에는 김총재가 대학테이블에 응한것이 자신의 재기발판을 마련하기 위한것이라는 점에서 노당선자가 그같은 약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았지만 노당선자는 이를 묵살한것으로 알려겼다.
이 단계에서는 대야정치게임보다 신속한 대화정국회귀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 노당선자의 생각이었던듯하다.
이같은 구도위에서 노당선자는 구속자석방·사면, 선거법 협상등 현안은 공약의 실천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회답을 하고 김총재의 견해를 경청해 반영해 나가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야당이 요구해온 대사면·구속자석방등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측의 긍정적 입장을 설명하고 곧 단행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광주사태의 해결방안에 관한 기본구상도 설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들에 관해 노당선자는 무엇보다 국민화합 차원에서 초당적인 지혜결집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며 그런 점에서 야당도 민주화합추진위에 참여해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끌고 있는 선거법협상은 당론인 1구1∼4인제와 2월총선 구도를 설명하면서도 「여야합의」를 존중할것임을 설명했다. 이 역시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기보다 원칙교환에 그쳤으며 층장·총무회담등 가동중인 대화창구로 넘기자고 말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듯하다.
이날 회담이 구체걱인 성과마련에 치중하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김영삼총재외에 다른 두김씨와의 회담도 계산에 넣을수 밖에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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