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어린이 유괴 공개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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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5세 된 유치원생을 유괴한 범인이 몸값을 받고도 어린이를 돌려보내지 않는가 하면 20대 남녀가 3세의 외아들을 유괴하는 등 두 달 사이 잇달아 어린이 유괴 사건이 발생,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다.
◇혜준양 유괴 사건=지난해 12월 3일 낮 12시 30분쯤 서울 삼전동 56의 9 원부희씨(31·대산정밀 대표) 집 앞길에서 유치원을 다녀오던 원씨의 맏딸 혜준양(5)이 30대 청년 2명에게 유괴됐다.
범인들은 이날 하오 2차례 전화로 『몸값 5백만원을 준비하라』고 말한 뒤 5일 상오 『오늘중 상업은행 온라인 144-081-91366 유남형」 앞으로 5백만원을 입금 시키라』고 협박했다.
범인들은 이날 하오 상은 남대문 지점 현금 인출기에서 인출 카드를 이용, 2백 50만원을 빼낸 후 다시 전화를 걸어 『혜준이가 고덕동에서 자동차 문을 열고 달아났다』고 연락,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하고 은행에 잔액 지급정지를 요청했다.
범인들은 그후 3차례 협박 전화를 건 후 23일 상은 상도동 지점에서 같은 방법으로 돈을 인출하려다 지급정지로 카드가 인출기 안으로 들어가자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 수사결과 「유남형」씨는 23세의 목공으로 지난해 8월 주민등록증을 분실, 범인들이 주운 주민등록증으로 카드를 발급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성재군 유괴 사건=지난해 10월 14일 정오쯤 서울 목 2동 222에 세든 김효기씨(32·상업)의 외아들 성재군(3)이 집 앞에서 놀다 20대 후반의 여자에게 유괴된 후 일체 연락이 끊겼다.
함께 놀던 권윤준군(7)은 낯선 여자가 성재군에게 과자를 사준 뒤 안고 갔다고 말했으며 50m쯤 떨어진 구멍가게 주인 권영창씨(44)는 흰색 점퍼·바지 차림의 키가 작은 여자가 과자를 사 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동네 최미현 양(9·양화 국교 2)이 같은 시간 이 여자와 30대 초반의 남자가 과자를 들고 울며 반항하는 성재군을 업고 급히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들 남녀가 원한이나 자식을 갖지 못해 성재군을 유괴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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