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 "이치로 꺾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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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한이 21일 야후 돔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실전 투구를 하고 있다. 후쿠오카=이영목 일간스포츠 기자

"궁금한 선수요? 이치로요. 꼭 이기고 싶습니다."

21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 한국야구대표팀의 훈련이 끝난 뒤 일본 요미우리신문 기자가 한국프로야구 MVP에게 물었다.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궁금한 선수가 누구냐"라고. 그러자 지난해 MVP 손민한(31.롯데)은 기다렸다는 듯 "이치로(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일본 국민의 영웅처럼 대접받고 있던데, 꼭 한번 상대해 보고 싶다. 그리고 꼭 이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손민한은 국내파 간판 투수다.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진 13명 가운데 6명이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해외파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도, 선동열 투수코치도 아직 해외파들에 대한 확신이 없다. 20일 훈련을 시작한 봉중근(신시내티 레즈)의 구위만 확인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이 던지는 공을 보지 못해서다. 김인식 감독은 "그 친구들은 TV 화면으로 본 게 전부다. 눈으로 직접 보고, 구위를 확인해야 보직을 정하고, 임무를 맡길 수 있다"며 해외파 투수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손민한에 대한 입장은 다르다. 김 감독도, 선 코치도 지난해 손민한이 어떻게 18승을 올렸고 어떻게 방어율 1위를 했는지 안다. 첫날 가볍게 몸을 풀기만 했던 손민한은 21일 실전투구를 했다. 선동열 투수코치와 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35개가량을 전력으로 던졌다. 그는 "대회 공인구에 적응이 안 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 던져보니 괜찮았다. 구위도 좋았고 컨디션도 좋다. 지금 당장 경기에 나가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이번 대회에 임하는 자세를 네 가지로 정리한 뒤 자리를 떴다. "국가관, 자신감, 책임감, 사명감. 이 마음으로 이번 대회를 치를 겁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야구붐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후쿠오카=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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