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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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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촛불집회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진행하는 시위의 한 형태로 비폭력 평화시위나 추모집회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1988년 3월 25일 슬로바키아(당시 체코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렸던 촛불시위가 대표적인데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대부분 가톨릭 신자로,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 정권에 종교의 자유와 인권 존중을 요구하며 광장에서 촛불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되었으나 경찰은 시위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했으며 짧은 시간에 수백 명의 시민이 체포됐다. 평화시위에 폭력으로 대응한 이 사건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결국 다음해인 89년 학생과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벨벳혁명(무혈혁명)이 일어나면서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 독재체제가 무너졌다. 한국에서 촛불집회가 활발하게 열리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첫 사례는 92년 온라인 서비스 유료화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다. 이후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해 사망한 여중생 추모집회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반대 집회를 거치며 집단시위의 주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