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남학생들 "여학생 허벅지에 청양고추를"단톡방 성희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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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국립대의 동아리 남학생들이 단체 채팅방(단톡방)에서 같은 동아리 소속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학 측에서 조사에 나섰다.

충대신문이 충남대 동아리 남학생들이 특정 여학생을 거론하며 나눈 단톡방 대화를 재구성한 그림. [충대신문]

충대신문이 충남대 동아리 남학생들이 특정 여학생을 거론하며 나눈 단톡방 대화를 재구성한 그림. [충대신문]

6일 충남대와 충대신문에 따르면 이 대학 A동아리 남학생 9명이 단톡방에서 특정 여학생을 지칭해 성희롱하는 대화를 나눈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은 충대신문을 통해 외부로 알려졌다.

충대신문, 지면 통해 동아리 남학생 단톡방 대화내용 공개 #피해 여학생들 인권센터에 신고, 가해 남학생들 조사 예정

충대신문은 보도를 통해 남학생들이 ‘나 요즘 OO에 대해 S적매력이 안 느껴짐’ ‘OO은 재미가 아니라 얼굴 몸매 보려고 부르는 거지’ ‘나도 OO이 주물럭 하고 싶어’ 등 여학생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대화가 오갔다고 공개했다.

남학생들은 ‘OO 허벅다리에 청양OO를 비비고 싶다’ ‘우리 실험실에 OO는 애 있는데 청바지 입고 오는 날 일부러~’ ‘(여성을 지칭해)거봉 3, 영주포도 1, 청포도 1 있음’ 등 입에 담기 민망한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동아리 여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여학생들에 대한 성적 대화를 나눴다고 충대신문은 강조했다.

단톡방에서 언급된 피해 여학생들은 지난 3일 남학생 9명 가운데 성희롱 발언을 주로 한 6명을 가해자로 지목, 대학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인권센터는 신고 여학생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마쳤다. 해당 여학생들은 추가 피해 내용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남학생들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관계자는 “센터에서는 신고 내용이 성폭력 등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게 된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징계 수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의 한 학생은 “교육 공간에서 폭력적인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지는 게 안타깝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차원의 확실한 조치기 필요하다”고 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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