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30년 만의 성화, 평창올림픽 국민 힘으로 성공시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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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이 슬로건인 2018 평창겨울올림픽 성화가 어제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는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7500명의 손에 들려 전국 2018㎞를 달린 뒤 내년 2월 9일 평창 개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된다. 올림픽 성화가 우리나라를 밝히는 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우리는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경제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국민적 역량을 보여준 저력이 있다. 그런데 평창올림픽은 그간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했다. 국정농단 사태와 북핵·미사일 위기, 한·중 사드 갈등이 겹쳐 어수선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입장권 판매율은 30%, 숙박업소 예약률은 20%대에 그치고 있다. 상당수 국민이 대회 장소가 평창·강릉·정선 세 곳인 것을 모르고 있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성화 봉송이 국민적 관심의 불씨를 살린 건 다행이다. 그 불씨가 활활 타오르도록 정부와 대회조직위원회는 ‘붐업’에 힘을 쏟으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세계가 한반도 정세를 주목하는 만큼 끝까지 북한의 참가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교통·경기장·관광·숙박 등 인프라도 꼼꼼히 정비해야 한다. 핵심 교통시설인 원주~강릉 복선전철이 다음달 개통되는 걸 계기로 대국민 설명회도 검토해 볼 만하다.

더 중요한 건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일이다. 핵심 홍보수단인 지상파 방송들부터 하루빨리 파업을 원만하게 마무리 짓고 올림픽 홍보에 나서야 한다. 또 검찰이 기업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5~10년씩 구형을 때리는데, 어느 기업인들 평창올림픽에 협력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1000일이나 남은 도쿄올림픽은 벌써 달아오르는 반면 100일밖에 안 남은 평창올림픽은 너무 얼어붙어 있다. 우리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일본 아베 내각처럼 올림픽 붐업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