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민주 금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의 금고가 텅 비었다. 중앙당 당직자들의 8월분 급여(약 5억원)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상수(李相洙)총장이 백방으로 뛰어 돈을 마련해 급여일(25일) 이틀이 지난 27일에야 사무처 직원들 월급을 줬다.

집권 6개월 시점에 집권당의 금고가 바닥난 것은 전례가 없다. 한 당직자는 "과거 정권 같으면 집권 초인데다 총선을 코 앞에 둔 상태라면 돈을 주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당직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26일 있었던 중앙당 실.국장 간담회에선 李총장에게 면전에서 사퇴를 요구했다. 몇몇 실.국장은 "총장이 특정 계파에 기울어 중심을 못잡고 왔다 갔다 하니까 당직자들 월급도 못 주는 것 아니냐" "신당 하려거든 총장직 내놓고 하라"고 李총장을 공격했다.

李총장은 "당 재정이 바닥"이라면서 "그렇다고 지금 후원회를 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어려운 사정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관리 유지비를 포함, 월 2억8천만원에 달하는 당사 건물 임대료도 10개월치가 밀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는 각 지구당에 내려보내는 중앙당 지원금(월 2백만~2백50만원)도 끊겼다. 당보(黨報)인 '평화와 도약'은 지난 3월 4일 특별당보 제작을 마지막으로 5개월째 발행이 중단됐다. 극심한 재정난은 신당 논의의 혼선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걸핏하면 당 해체나 분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누가 민주당에 돈을 주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