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달 들어 채권 3조원 싹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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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가 채권시장에 다시 돌아왔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17일 외국인은 국내 채권 3조549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9월 한 달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금(-2조2465억원)을 벌충하고 남는다. 이 기간 기관과 개인도 11조6993억원, 861억원을 사들였다(순매수). 국내 채권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본드런(bond run, 채권 투매)’은 가라앉고 있다. 북핵 위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다.

지난달엔 자금 2조 넘게 빠져나가 #북핵 위기 소강, 신용도 안정 영향

채권시장은 지정학적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거래되는 주요 상품이 국가 신용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국고채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7조9750억원 채권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8월 방향타를 급하게 돌렸다. 북한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고받은 ‘말 폭탄’에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8월과 9월 두 달 사이 2조3000억원 가까운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지나 북·미 긴장이 잦아들면서 국내 채권시장을 외국인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불안감이 완전히 걷힌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전후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열려있다. 1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경계 대상이다. 연말로 예고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역시 부담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한국은 긴축에 나설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이달 금통위에선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놓되 시기는 못 박지 않는 현재의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다만 가계부채 대책이 나온 이후인 11월 금통위에선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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