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후보자와의 지역 연고나 군정 종식에 대한 기대보다는 사회안정과 민주화에 대한 기대에서 후보자를 선택했으며 후보 개인의 자질에 대한 평가는 별로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보 5면>
중앙일보사 부설 여론조사기관인 중앙SVP를 통해 전국의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 16일 하오 6시반부터 10시반까지 전화 인터뷰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권자의 32.9%는 사회안정에 대한 기대때문에 후보자를 선택했고 ▲27.7%는 민주화에 대한 기대 때문에 찍은 반면 ▲후보자와의 지역 연고 때문이라는 응답은 4.8%에 불과했다. 그밖에 ▲후보 개인의 자질에 대한 평가때문이 15.9% ▲군정종식에 대한 기대때문이 9.6%였다. 다만 군정종식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김영삼 후보의 지지 유권자 중에선 39.6%가 군정종식에 대한 기대때문에 김후보를 찍었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투표 행태가 과거와는 달리 개인 중심으로 변해 유권자의 54.2%가 가족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찍을 후보를 결정했고 ▲배우자와 같이 찍기로 한 응답자는 27.4% ▲부모와 같이 찍은 사람은 7.1% ▲부모·배우자 등 전 가족이 다함께 합의해 투표했다는 응답은 11.2%에 불과했다.
유권자의 55.5%가 찍을 후보를 선거 실시 한달 전이나 이미 그 이전에 결정했다고 응답했고 ▲투표일 보름전 결정자가 14.5% ▲1주일∼10일 사이 14.0% ▲2∼4일 7.9%였으며 ▲투표하기 직전이나 전날에 비로소 결정한 사람도 8%나 됐다.
유권자의 73.7%가 후보자의 선택때문에 고심했으며 26.3%만이 망설임없이 처음 생각한대로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73.7%의 망설인 유권자 가운데 약 3분의1(23.6%)은 노태우 민정당후보와 김영삼 민주당 후보 사이에서 고심했는데 그중 17%는 노후보에게, 6.6%만이 김영삼 후보에게 투표했다.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를 놓고 고심한 13.9%의 응답자중에선 9.1%가 김대중 후보에게, 4.8%만이 김영삼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노후보와 김종필 후보를 놓고 고심한 13.3%의 응답자 중에선 11.8%가 노후보, 1.5%만이 김종필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4.2%가 투표하러 가기전에 이미 노후보의 당선을 예측하고 있었으며 김대중 후보가 당선하리라 본 유권자는 11.7%, 김영삼 후보로 본 사람은 8.3%, 김종필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불과 0.9%였다.
34.4%의 응답자는 당선자를 예측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상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