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 직원들, 방송 전 주식 매입해 시세차익…불공정거래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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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홈쇼핑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특정 업체의 상품 판매일 이전에 주식을 매입해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14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백수오궁 방송현황’을 분석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금융위원회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사진 아임쇼핑 홈페이지 캡처]

[사진 아임쇼핑 홈페이지 캡처]

김 의원이 분석한 방송현황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백수오궁’ 공급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인 가짜 백수오 논란 이후 2년 만인 지난 7월 31일 공영홈쇼핑인 아임쇼핑에서 백수오궁 판매를 재개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첫 방송 이후 총 7차례의 방송을 통해 약 1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방송 이전에 1만2100원(7월 17일)이었던 이 업체의 주식은 방송 이후 3만5000원(8월 7일)으로 급등했다.

홈쇼핑업체의 팀장과 실장 등 5명이 방송 전에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거둔 것이 확인됐다. 다른 직원 2명은 주식 매입 사실을 회사 측에 자진 신고했다고 한다.

백수오궁은 지난 2012년 홈쇼핑에서 처음 출시한 이후 판매액 18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2015년 4월 한국소비자원이 해당 제품에서 백수오와 유사한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해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였고, 같은 해 6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 10월부터 아임쇼핑 측에 백수오궁 판매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해당 제품의 안전성에 여전히 논란이 있고, 다른 홈쇼핑사와 민사소송 진행 중인 점, 소비자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이후 내츄럴엔도텍이 판매대행사(벤더사)를 농협 자회사인 농협식품으로 바꾼 후 백수오궁은 공영홈쇼핑 상품선정위원회를 통과했다. 불합격(5월 11일) 이후 2주 만에 합격(5월 25일)으로 바뀐 것이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 10일 금융위원회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백수오 관련주 내부거래 고발의 건’을 제출했다.

김 의원은 “홈쇼핑 방송 재개 사실을 미리 파악한 내부 직원들뿐만 아니라 부처 공무원, 벤더사 직원 등 다수의 관계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금융위는 관련자들의 혐의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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