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돈을 낳는다…한국 백만장자 20만명 돌파, 투자수익률은 2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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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원단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박민근(37)씨는 매년 5억원 이상의 재산을 늘려가고 있다. 2011년 자본금 7억원으로 회사를 차린 뒤 매년 매출이 크게 늘어 지난해엔 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박씨가 가진 자산은 총 31억원. 이 중 본인 명의의 아파트와 임대 건물을 제외한 금융자산만 12억원에 달한다. 특히 3년 전 자산관리사에게 금융자산 운용을 맡긴 뒤부터 매년 자산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박씨는 “돈이 돈을 낳는다는 말처럼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점점 더 돈을 벌 기회가 많아진다”며 “빈부 격차가 심해지는 원인 중 하나도 돈 있는 사람들은 그 돈을 활용해 더 많은 돈을 버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돈을 벌 기회조차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만명 넘어선 한국의 백만장자 

캡제미니 '2017 세계 부 보고서'

캡제미니 '2017 세계 부 보고서'

박씨의 경우처럼 금융자산만 100만 달러(약 11억5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백만장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캡제미니가 8일 발표한 ‘2017 세계 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한국의 자산가는 총 20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19만3000명)과 비교했을 때 1만5000명(7.8%) 증가한 규모다.

캡제미니는 백만장자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HNWI(High Net Worth Individuals)를 활용해 이같은 통계치를 발표했다. HNWI는 보유자산 중 부동산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 및 투자 가능 자산이 100만 달러 이상인 부자를 의미한다.

미국은 479만명…상위 4개국 백만장자 1000만명 돌파

캡제미니 '2017 세계 부 보고서'

캡제미니 '2017 세계 부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는 지난해 미국의 백만장자 숫자가 479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5년(445만8000명) 대비 3만7000명 증가한 규모다. 다음으로는 일본(289만1000명), 독일(128만명), 중국(112만9000명), 프랑스(57만9000명) 등이 백만장자가 많은 국가로 집계됐다. 특히 상위 4개국(미국·일본·독일·중국)의 백만장자 숫자는 1009만5000명으로 전체의 61.1%를 차지했다.

백만장자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는 러시아다. 2015년 15만2000명 수준이던 러시아의 백만장자는 지난해 18만2000명으로 약 20%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네덜란드(13.7%), 인도네시아(13.7%), 노르웨이(13.2%), 태국(12.7%) 순으로 백만장자가 늘어났다.

돈이 돈을 낳는다…자산관리→높은 수익률→재산 증식 

캡제미니는 백만장자들이 전문화된 자산 관리를 통해 재산을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캡제미니가 전세계의 백만장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2%가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고 답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산관리를 했지만 손실을 봤다고 답한 백만장자는 5.4%에 불과했다.

실제 백만장자들이 전문 자산관리사를 활용해 거둔 평균 투자 수익률은 24.3%에 달했다. 백만장자 대부분이 보유중인 금융자산을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이같은 수익은 다시 재산 증식으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백만장자의 재산증식은 부의 편중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1650만명의 백만장자가 보유한 재산은 총 63조5000억달러(약 7경2827조원)로 2015년 대비 8.2% 증가했다. 이는 2010~2015년의 평균 재산 증가율(6.5%)를 웃도는 수치다. 캡제미니는 이같은 재산 증가율이 계속될 경우 2025년 전세계 백만장자가 보유한 전체 재산이 106조달러(12경1529조)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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