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운다…이승엽 떠나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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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이승엽

“사람들은 나에게 만족할 수 있지만, 나는 나에게 만족하지 못한다. 떠날 때가 됐다”
이승엽이 밝힌 은퇴 이유다.
1995년 삼성 라이온스에 입단. KBO 15시즌 동안 467 홈런, 1498 타점, 1355 득점, 2루타 464개, 4077루타… 분야별 모두 1위다. 홈런 2위 양준혁의 기록이 351개다. 일본에서 8시즌을 뛰며 담장을 159번 넘겼다. 한·일 통산 626개. MLB에서 600개 넘게 쳐낸 타자는 8명이다.
은퇴 투어에 구단들 모두 자기네 홈구장을 내줬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영웅을 보내는 예의다. 마지막 홈경기에서 1회 2점, 3회 솔로 연타석포를 날렸다. 넥센 투수 한현희가 봐줬을 리 없다.
아버지, 돌아가신 어머니, 아내, 두 아이… 전광판에 가족의 모습이 뜨자 눈물을 쏟았다.
“2017년 10월 3일 야구선수 이승엽의 은퇴를 보고 드리려 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삼성라이온즈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이뤘고 팀의 우승을 만들었고 이 자리에 설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습니다………여러분들의 함성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언젠가는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도록 싸우고 사회로 나가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10월 3일, 이승엽 등번호 36번은 영구결번 됐다.
안충기 기자‧화가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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