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어려움 복합적 … 롯데, 투자 실패도 원인” 노영민 주중 대사, 사드 보복 관련 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노영민 주중대사

노영민 주중대사

노영민 신임 주중 한국대사는 29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없듯 외부 환경이 본인 의지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극복하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적”이라며 “외부 환경을 기업들에 유리하게, 정말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온전히 우리(정부) 몫이지만 기업 입장에선 스스로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없듯이 #기업도 스스로 자구 노력해야"

노 대사는 이날 외교부 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이나 교민들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복합적 요인이 있다. (중국에서) 나오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들어가려는 기업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사는 이어 대표적인 피해 기업으로 거론되는 이마트와 롯데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마트는 사드 이슈가 터지기 전에 이미 철수가 결정됐고, 매각을 위해 노력한 것”이라며 “롯데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싸운 고리가 대중국 투자 실패였다는 주장이 있다.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언론들이 기업을 한번 취재해 봤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노 대사는 또 “사드가 중국을 겨냥할 수도 있다는 중국의 우려에 대해 우리는 이해한다”며 “사드라는 것이 (탐지 범위가) 800~2000㎞ 가는 것인데 (중국이) 우려를 갖는 것이 당연하다. 800㎞라고 하더라도 압록강·두만강 건너는 탐지 가시권에 들어오고 2000㎞면 중국 내륙이 다 들어오는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드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으로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핵 미사일에 대응하는 자위적 차원에서 설치된 것이라는 데 대해 정치적 설명과 기술적 확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한·중 관계의 갈등과 긴장 관계를 푸는 데 있어 정상회담이 갖는 효용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정상회담을 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 양국의 많은 사람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내 개최 가능성을 재차 묻자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중국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노 대사는 다음달 10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