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극으로 15년만에 깨어난 식물인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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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픽사베이]

병원. [픽사베이]

15년 동안 식물인간 상태로 있던 환자가 전기자극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프랑스 국립인지과학연구소의 안젤라 시리구 박사 연구진은 25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교통사고로 15년간 의식이 없던 35세 환자의 신경에 3개월 동안 전자약으로 전기자극을 줬더니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반응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주신경을 자극하면 뇌가 기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남성에게 전기 자극을 줬다. 미주신경은 뇌와 인체의 모든 장기 사이를 오가며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다.

시리구 박사는 "전기자극을 준 지 1개월이 지나자 환자가 간단한 반응이지만 과거에는 불가능하던 행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뇌 분석 결과도 환자가 의식을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전기자극 후 뇌에서 운동과 감각, 의식을 담당하는 영역들에서 특히 피가 많이 돌고 뇌파도 증가했다.

남성은 "고개를 돌려보라" 등 아주 간단한 지시에도 따를 수 있게 됐다. 시리구 박사는 "그는 아직 마비된 상태고, 말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반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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