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경총 “목표는 같다” … 대화 복원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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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8일 만났다. 김 위원장이 경총을 찾아 간담회를 갖는 형식을 취했다. 두 단체 수장의 만남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김 위원장과 박 회장은 이날 회동에서 사회적 대화 복원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두 단체 수장, 새 정부 들어 첫 만남 #비공개 간담회서 노사정위도 논의

김 위원장은 “(두 단체가) 목표는 같은 데, 가는 길이 많이 다를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경총은 회원조합의 대표로서 의견을 수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경총의 처지를 위로했다. 경총은 지난 5월 25일 김영배 부회장이 회원조합 조찬간담회에서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한 뒤 청와대 등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데다 최저임금 협상을 둘러싸고 회원사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김 위원장의 말대로 (두 단체의) 목표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고르게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가는 길이 다르다기보다 방법과 속도에서 견해차가 있을 뿐”이라고 화답했다.

정부의 경고 이후 대외발언을 자제했던 김영배 부회장도 이날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김 부회장은 “전통적으로 두 단체의 목표는 같았다”며 “수단이나 견해가 다르다지만 서로 인정하며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왔다”고 말했다. 에둘러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트자’는 제안을 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저출산·고령화에다 4차 산업혁명까지 덮치는 등 대외 환경의 급변에 모두가 어렵다.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며 긍정적 의사를 비쳤다.

이날 모두 발언이 끝난 뒤 비공개 간담회에서 양측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정상화를 비롯한 사회적 대화 복원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월 19일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맞서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노사정위는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달 25일 취임한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이달 4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노사정위 복귀를 설득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즉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김 위원장이 사회적 대화 복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노사정 대화 테이블이 열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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