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해킹 사건"…신용평가사 해킹으로 美 인구 절반 개인정보 유출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3대 신용평가회사로 손꼽히는 에퀴팍스가 해킹으로 고객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었다. 확인된 피해자만 1억 4300만명으로, 미국 인구의 절반 가량이다.

[사진 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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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퀴팍스는 지난 5월과 6월 사이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CNN은 8일 "유출된 개인정보들은 생년월일, 사회보장번호, 주소 등이 대부분이지만 20만9천 명의 신용카드 번호도 포함돼 있다"며 "역대 최악의 해킹 사건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에퀴팍스와 같은 신용평가회사의 경우, 고객 개인의 대출관련 자료뿐 아니라 신용카드 명세서, 자녀 양육비, 신용 한도, 집세 또는 유틸리티 비용 체불 등 민감한 신용기록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피해 규모가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분석이다.

해킹 소식이 전해지자 에퀴팍스의 뉴욕증시 주가는 13%나 폭락했다. 또, 유사한 해킹 사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트랜스유니언과 엑스페이란의 주가도 각각 4%, 1%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가 이를 인지하기 못 해 후속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퀴팍스가 개인정보를 얻은 출처 대부분은 에퀴팍스와 계약한 신용카드사나 은행, 대출 업체, 소매 업체 등이기 때문이다. CNN은 "유출 피해자 대부분은 에퀴팍스가 자신의 정보를 갖고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에퀴팍스 측은 신용카드 번호 등 중요한 민감 자료가 유출된 개인 고객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유출 사실을 통지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또, 피해고객 신고세터를 운영해 자신의 이름과 사회보장번호의 마지막 여섯 자리를 입력하면 잠재적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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