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 공주체험' 신청한 3살 남아에게 디즈니랜드가 한 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좌)와 엘사 '공주 체험' 신청을 거부당한 노아 [중앙포토·맥린-글라스 블로그 캡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좌)와 엘사 '공주 체험' 신청을 거부당한 노아 [중앙포토·맥린-글라스 블로그 캡처]

파리 디즈니랜드(유로디즈니)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 공주 체험을 하고 싶다는 세 살배기 남자아이의 신청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헤일리맥린-글라스는 최근 파리 디즈니랜드(유로디즈니) 측에 아들 노아를 위해 '공주체험'을 예약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디즈니랜드는 3~12살 아이들을 대상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공주 캐릭터 분장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맥린-글라스는 평소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처럼 드레스 입기를 좋아하는 아들 노아를 위해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려 했다.

하지만 디즈니랜드는 "지금 시점에서 남자아이를 위해 '공주체험'을 예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과 함께 "만약 노아가 드레스를 입게 된다면 끔찍하고 심각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예약을 거부했다.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이에 화가 난 맥린-글라스는 디즈니랜드에 공개 서신을 보내 예약거부 사유로 제시한 '끔찍하고, 심각한 일'이 무엇인지 문의하고, 그 내용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노아는 엘사 드레스를 매일 입고, 잠잘 때도 벗지 않는 겨울왕국 엘사의 팬"이라며 "하지만 남자라는 이유로 여자아이들은 할 수 있는 체험을 거부당했다"고 항의했다.

맥린-글라스의 공개 항의 논란이 커지자 파리 디즈니랜드 측은 "우리에게도 다양성은 소중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디즈니랜드 대변인은 "공주체험은 3~12살 모든 어린이에게 가능한 프로그램이기에 노아와 같은 남자아이들의 체험을 막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이번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노아와 맥린-글라스에게 사과한다"며 "담당 직원의 답변은 우리의 정책과 믿음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