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어선 위에서 8시간 사투…지나던 유조선 신고에 3명 살아

중앙일보

입력

30일 포항 호미곶 동쪽 22해리 해역에서 뒤집힌 통발어선 주변에서 해경대원과 잠수부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포항해경]

30일 포항 호미곶 동쪽 22해리 해역에서 뒤집힌 통발어선 주변에서 해경대원과 잠수부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포항해경]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선원 9명이 탄 어선이 전복한 사고에서 자력으로 빠져 나온 선장 등 3명이 8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다가 지나던 유조선 신고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포항시와 포항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갑자기 파도에 뒤집히면서 배는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당시 선장 김모(57)씨를 비롯해 깨어 있던 기관장과 갑판장이 배 밖으로 빠져 나왔다. 이들은 다시 전복된 어선 위로 돌아와 버텼다. 나머지 선원 6명은 배 아래쪽에 있는 침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803광제호는 사고가 난 뒤 구조요청을 하지 못해 8시간 가까이 전복한 상태에서 표류했다. 그러다 이날 오후 12시 14분에야 사고 해역을 지나던 외국 선적 유조선 아틀란틱 하모니호가 이들을 보고 처음 해경에 신고했다. 이어 1시간여 동안 배 안에서 선원 4명을 추가로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모두 숨졌다. 해경은 남은 실종 선원 2명을 찾고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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