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미사일 발사 4시간만에 "도발에도 남북관계 대전환 이뤄야"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늘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반드시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응징능력 과시하라" 지시 4시간만에 "남북관계 대전환 필요" #북한 미사일 도발 당일 "베를린 구상 돌파구 마련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 신임 인사들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제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 신임 인사들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제공 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 “민주평통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논의하고 이를 위한 국민 합의를 모으는 중요한 헌법기구이지만, 지난 10년간 남북관계가 꽉 막힘에 따라 그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57분께 북한이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뒤 “강력한 대북 응징능력을 과시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공군 전투기 F-15K 4대가 출격해 MK84 폭탄 8발을 투하하는 훈련을 했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 4시간 뒤열린 임명식에서의 발언은 상당한 온도차가 났다.

문 대통령은 함께 임명장을 수여한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에게도 “북방경제협력위는 우리와 러시아의 경제협력뿐 아니라 남ㆍ북ㆍ러 간 삼각협력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정부에서 처음 만든 위원회”라며 “동북아 북방경제의 새 지평을 여는 일은 통일의 지름길이기도 하므로 큰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중앙방송(CC-TV)는 29일 오전 북한이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탄도 미사일 도발 소식을 기존 오전 뉴스 도중 신속히 보도했다. [CC-TV 캡처]

중국중앙방송(CC-TV)는 29일 오전 북한이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탄도 미사일 도발 소식을 기존 오전 뉴스 도중 신속히 보도했다. [CC-TV 캡처]

 김덕룡 부의장은 “지난 시기 개점 휴업 상태나 다름이 없던 민주평통의 역할과 조직을 잘 추슬러 한반도 평화 번영과 남북 관계 개선에 일조하겠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되려면 우선 우리 국민의 합의가 중요한데 진보ㆍ보수를 뛰어넘고,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통일 원칙을 만들기 위해 ‘통일 국민 대장전’ 같은 선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대통령님의 ‘베를린 구상’의 돌파구를 마련해내도록 노력하겠다”며 “남ㆍ북ㆍ러 3각협력은 그것대로 비전을 가지고 추진하고, 우선 한국과 러시아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은 그것대로 추진하겠다. 손에 잡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이 언급한 베를린 구상의 핵심은 한국이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주도한다는 ‘운전자론’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여건이 되면 언제든 김정은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정순관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 송재호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에 대해 임명장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문성현 위원장에게 “그동안 (노사정위가) 파행 상태로 이어져 왔는데 우선 대화부터 복원하고 노동존중의 비전을 살려내는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초의 민주노총 출신 위원장인 문 위원장은 “싸움을 많이 해본 사람이 싸움을 말릴 줄도 알고 싸움을 피하는 방법도 아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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