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남북 간 불상사가 그제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북핵저지 시민연대'등 일부 시민단체가 U대회장에서 북측을 자극할 수 있는 기자회견을 강행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본란이 이미 지적했듯 북측이 우리의 손님으로 온 이상 그런 행위를 대회기간만이라도 자제하는 것이 주최국으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더 성숙한 자세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 기자들이 그 회견을 저지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고, 북측이 대회 철수를 위협하며 일방적으로 대남 사죄까지 요구한 행위는 불쾌하기 짝이 없다.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문명사회 일반에서 통용되는 문화를 역행하려는 수구와 폐쇄 의식에 있다는 것이 이번 사안에서도 표출되고 있다.
북한을 포함한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표현의 자유는 보편적으로 보장되는 권리다. 북측은 경찰의 보호 하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사실을 왜곡했지만 우리 사회에선 기자회견을 경찰이 막을 수 없다.
북측은 자기네 지도자를 모욕했다고 펄펄 뛰고 있지만 남쪽에선 미국 대통령은 물론 우리 대통령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 날마다 이뤄지고 있다. 북측도 남쪽에 온 이상 남쪽 사정에 맞게 행동하는 예절을 보여야 손님의 도리를 하는 것이 된다.
더구나 취재기자가 회견에 불만이 있다고 그 저지를 위해 폭력행사에 앞장섰다는 것은 취재윤리상 언어도단의 문제를 제기한다. 불만이 있다면 북측 대표단이 대회당국에 제기하는 것이 순리다. 법리대로 하면 대회당국은 해당 기자의 취재증을 회수하고, 경찰은 폭력행위를 조사해야 한다.
그럼에도 당국이 북측이라는 특수한 관계를 고려해 오히려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한 너그러움을 북측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우리 당국의 세련된 대회관리도 아울러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