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골 사이트] 최낙정 해양수산부 차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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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최근 나의 화두는 '마음의 평화'와 '진정한 섬김'이다. 일상 업무를 제외하면 화내지 않도록 마음을 닦는 일이 요즘 나의 주된 일이라 할 수 있다.

성격이 급하고 숨김없이 속내를 드러내는 내가 이전 같으면 벌써 달아올랐을 일에도 웃으며 얘기하는 걸 보며 우리 직원들은 갸우뚱하면서도 반기는 눈치다.

내가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몰두한 것은 지난 7월 다일공동체에서 주관하는 영성수련을 다녀와서부터다. '밥퍼목사'로 통하는 최일도 목사와 시인인 김연수 사모의 인도하에 진행된 '아름다운 세상찾기'라는 영적 우주여행은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 깨끗지 않음을, 화날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화가 있음을 알았다. 지금까지 너무 많이 받고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기는커녕 더 달라고 구걸하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러한 새로운 인생경험을 하고 있는 내가 즐겨 찾는 사이트는 다일공동체(www.dail.org)이다. 가진 것 별로 없어도 마음만은 넉넉한 사람들의 나눔과 섬김의 모습을 만날 수 있고,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고픈 자들에게 밥을 주는 밥퍼시인, 무료진료로 봉사하는 다일천사병원, 마음을 닦아주는 다일영성수련원 등의 아름다운 나눔의 활동들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자기가 가진 것들을 다 내려놓고, 돈이 없어 가난한 사람,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영성수련으로 마음을 닦는다면 이 사회에서 최소한 자살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영성수련을 다녀온 이후에는 그 기간에 다른 이의 아픔을 제 일처럼 씻어주고 채워주던 동료 벗님들과 사이트에서 자주 만나곤 한다. 함께 사랑할 수 있기에 아름다운 세상임을 나는 이 사이트를 들를 때마다 가슴 절절히 느낀다.

최낙정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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