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계란 한 판 500~1010원 인하…산지에선 1260원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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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계란 코너. 23일 오전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계란 값을 내렸다. [김영주 기자]

롯데마트 계란 코너. 23일 오전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계란 값을 내렸다. [김영주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 1주일여 만에 대형마트가 계란값을 내렸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23일 오전 일제히 계란 한 판(30알· 대란 기준)의 가격을 전날 대비 각각 500·600·1010원 내렸다. 이마트는 이날 알찬란 한 판을 6480원에 내놓았다. 롯데마트 6380원(대란), 홈플러스는 6980원이다. 하루 만에 7~13% 내렸다.

이마트 6480원, 롯데마트 6380원, 홈플러스 6980원 #계란 소비 위축에 하락세…산지 가격 개당 42원 하락 #'살충제 계란' 소비자 불안 여전, 위축 지속될 듯

산지(도매) 계란값은 지난주부터 내림세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대란 한 개 가격은 127원으로 직전 집계 조사한 18일보다 20원 하락했다. 앞서 이달 산지 계란 가격은 1일 164원, 11일 169원으로 조사됐다. 계란 파동 전인 11일과 비교하면 산지 가격은 개당 42원 내린 것이다. 30개 기준으로 1260원이다. 도매가격 하락에 비하면 대형마트의 소매가격 내림세는 크지 않은 편이다.

롯데마트 식품매장에 쌓인 계란. 지난 15일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대형마트 3사는 23일 오전 일제히 계란 값을 내렸다. [김영주 기자]

롯데마트 식품매장에 쌓인 계란. 지난 15일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대형마트 3사는 23일 오전 일제히 계란 값을 내렸다. [김영주 기자]

이마트 관계자는 이날 “500원 인하한 뒤 시세를 봐서 계란 한 판의 가격을 6000원대 초반까지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홈플러스도 경과를 지켜본 뒤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날 롯데마트는 소비자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두 번에 걸쳐 가격을 내렸다. 오전 10시 영업점 개시 시간에는 “전날보다 200원 내린 6780원에 판매한다”고 했다가 2시간 후인 정오께 “추가로 400원을 인하해 600원을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가격이 인하에도 소비자 반응은 미지근했다. 이날 오전 11시, 롯데마트 서울역점 식품매장에서 카트에 계란을 담은 소비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소비자 20여명의 중 유일하게 15개들이 브랜드 계란 한 판을 장바구니에 담은 신동희(62)씨는 “2주 동안 안 사다가 오늘 처음으로 샀다. 이것저것 안 따지고 늘 먹던 계란을 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지금 나온 계란은 괜찮으니까 안심하고 먹으라고 하던데, 그런 발표 때문에 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란 파동 직후인 지난 15일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이튿날인 16일 오후부터 판매를 재개했지만, 매출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후 대형마트의 계란 매출은 줄곧 전주 대비 55~60% 선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계란 파동이 수그러들지 않아 소비자 불안이 여전하다”며 “계란 가격이나 매출의 회복 시점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했다.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매일 2.6개씩 먹어도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날 대한의사협회는 “살충제 계란을 장기적으로 섭취한 사례에 대한 인체 영향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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